향기, 공간에 가치와 경험을 더하다
- 등록일
- 2020. 02. 01
공간에 가치를 더하는 그 무엇을 찾는 <브리크brique>의 여정이 지난 호 식물 Life in Greenery에 이어 이번에는 향 Scent에 다다랐습니다. 공간에 더 몰입하고, 공간을 더 향유할 수 있도록 향을 통해 감성을 깨우는 노력은 우리나라에 소개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오감마케팅의 큰 줄기에서 세계적으로 활발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공간 사용자의 체험과 감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간에 향을 입히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온 선구자들은 <브리크brique>가 만나 봤습니다.
- 에디터,김윤선 사진,최진보 자료,센트온
향기, 공간에 가치와 경험을 더하다
향기 마케팅 전문기업 ‘센트온’ 유정연 대표
센트온은 1996년 창업한 향기 마케팅 전문 기업이다. 20여 년간 호텔, 패션 및 뷰티, 상업시설, 금융 및 공공기관 등 여러 공간에 향을 전파하고, 다양한 브랜드와 공간의 향기 마케팅을 주도하며 향의 ‘경험’을 통해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일을 해왔다.
센트온을 이끌고 있는 유정연 대표는 향기는 소비자에게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는 세련된 마케팅 방법이며, 공간의 향은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을 선사하는 동시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유 대표를 만나 향기 마케팅과 공간 기획, 기업과 브랜드의 향 개발 트렌드에 관해 들어봤다.
향기+공간=마케팅?
우연히 방문했던 한 쇼핑몰의 향기가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향기 마케팅’을 알게 된 것도 그로부터 였죠. 향기 마케팅에 대해 소개 해주시겠어요?
향기 마케팅은 사실 우리의 일상생활 가까이에 있는, 아주 자연스러운 것들이에요. 우리가 집에 손님이 오면 환기를 시키거나, 좋은 향기를 뿌리고는 하잖아요. (웃음) 그것 또한 일종의 향기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손님은 그 집의 향기로 인해 집, 그리고 초대해준 사람에게도 좋은 인상을 받게 되니까요. 그 개념을 기업과 고객 입장을 바꿔보면 돼요. 고객에게 더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자 향기를 활용하는 거죠. 특정한 공간 또는 브랜드에 어울리는 향기를 디자인해서 그에 대해 좋은 기억을 선사하는 동시에 구매욕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 그게 바로 향기 마케팅 입니다.
향기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언제인가요?
1996년 창업 당시에는 단순히 향기 캔을 수입해, 발향 장비를 통해 일정 시간에 분사하는 형대의 서비스 컨설팅을 진행했었죠. 그때는 새로운 향기를 전달한다기보다는 좋지 않은 냄새를 즉각적으로 없애는 데에 중점을 두었어요. 이제는 환경도 많이 개선되고, 위생 상태도 좋아져서 단순 소취보다는 공간에 어떤 향을 품을 것인가가 화두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10여 년 전부터 그런 움직임이 생겼다고 봐요. 2013년부터는 센트온이 불스원 자회사로 편입되고 보다 적극적으로 향기 마케팅에 나서면서, 미국 센트에어 Scentair 사와 제휴를 맺어 2,000여 종의 향기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게 되었고 뉴질랜드 에코미스트 Ecomist사와도 독점 계약을 통해 다양한 향기 마케팅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왜 많은 브랜드와 기업들이 향기를 이용한 마케팅에 관심을 가질까요?
‘오감 마케팅’ 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예전에는 시각과 청각 분양에 마케팅이 집중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오감 중에 가장 민감하고 강력한 것이 후각이에요. 미각에 비해 1만 배나 민감하다고 해요. 우리가 어떤 공간이 깨끗하다고 느낄 때는 정말로 깨끗해서가 아니라 좋은 향이 나기 때문이라고 할 정도니까요. 또 어떤 사람에 대해 기억할 때 외모보다 향기에 대한 기억이 100배나 오래간다고 해요. 따라서 기업이 고객에게 소구하고 싶은 이미지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서 후각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면서 향기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실제로 향기 마케팅을 통해 공간의 질이 개선되거나 매출이 오른 사례가 있나요?
향기만으로 매출이 올랐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특정 향이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라는 연구 결과는 있어요. 좋은 향기를 맡으면 감정적으로 풍부해지니 좋은 행동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향기 마케팅이 중요하고요. 처음 접한 그 기업의 향기가 평생의 이미지로 남을 수도 있으니까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밖에 없죠. 어떤 공간에 들어갔을 때 그곳의 향기가 좋고 편안하면 머물러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오를 것이라 추측할 수는 있지만, 향기 하나만으로 매출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어요.
향기 마케팅, 어떻게 할까?
향기 마케팅을 위해 새로운 향기를 개발하거나, 공간에 맞는 향을 개발할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합니다.
카페의 향기 마케팅을 예로 들면, 카페에서는 당연히 향긋한 커피 향을 기대하잖아요. 하지만 커피 향이 나지 않는 카페가 훨씬 많아요. 직접 원두를 볶지 않는 매장에서는 그 향기가 거의 나지 않거든요. 그래서 아주 자연스럽게 카페 공간의 특성이 반영된 커피 향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어요. 계절이나 기념일에 맞는 향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죠. 크리스마스에는 와인과 시나몬향, 딸기 축제에서는 당연히 달콤한 딸기 향이 빠질 수 없죠. 기업이나 브랜드에서 정체성을 담은 시그니처 향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 기업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목적과 방향,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작업이 필수죠. 특히 그 기업이 대상으로 하는 고객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 다음 향기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나 핵심 키워드를 뽑고, 향기를 적용할 공간의 분위기와 매칭을 시켜봐요. 좋은 향을 개발하지 위해서는 고려할 것들이 무척 많아요.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개발이 필요한 작업이죠.
구체적으로공간에어떻게향을입히나요?
발향이 잘 되는가가 가장 중요해요. 보통 디퓨저나 뿌리는 스프레이를 생각하시는데, 공조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발향은 생각보다 그 종류와 방법이 다양해요. 그래서 향 개발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발향을 위한 연구 개발을 하고 있어요.
발향 장비는 일부 저희가 개발한 것과 미국, 뉴질랜드 등 해외 각국의 파트너사와 협업해 만든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요.
집은 하루에 문을 열고 닫는 횟수가 거의 정해져 있고 천장고도 높지 않죠. 반면 상업 빌딩은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아주 높은 천장고를 가진 공간도 있어요. 지하에 편의시설이 있어 여러 가지 냄새가 섞여 있는 곳도 많고요.
따라서 공간에 따라 발향 장비도 다르게 활용해야 해요. 공간의 특성과 공기의 흐름을 고려해 전문 발향 기기를 사용하고, 공조 설비를 통해 발향을 하기도 합니다.
공간의 형태나 규모에 따라 다른 적용 방법이 있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기의 방향이에요. 공간에서 공기가 어떻게 빠져나가는지를 보고 발향 장비를 설치합니다. 고객에 따라 요구 조건도 천차만별이에요. 층마다 또는 실별로 다른 향이 나기를 원하기도 하고요. 복도에서 코너를 돌때에만 살짝 향기가 났으면 좋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죠. (웃음) 요청에 따라 여러가지 발향 장비를 복합해서 사용합니다. 조향도 잘 해야 하지만 그 좋은 향기가 제대로 퍼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유지관리 해주는 부분이 중요해요. 특히 상업 빌딩의 경우 365일, 24시간 안정적으로 발향이 될 수 있도록 하는게 관건 입니다. 공간의 형태와 규모뿐만 아니라, 계절과 환경의 변화를 예측해서 그 적용 방법을 달리해야 해요. 여름철에는 발향이 훨씬 많이 돼요.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향기가 짙어지죠. 그래서 저희는 고객과 연 단위 계약을 맺어서 향을 개발하고, 그 공간을 지속해서 관리하는 업무까지 진행하고 있어요.
IOT(사물인터넷)나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원력 시스템이 개발될 수도 있을 거 같은데요.
현재 IOT 기술을 접목한 발향 기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올해 테스트를 거쳐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시시각각 변하는 공간의 환경에 따라 발향의 퀄리티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된다면 엄청난 메리트가 될 거라 봅니다.
향기 마케팅을 진행할 때 어려운 점은 없나요?
까다로운 법규가 꽤 많아요. 0.01%의 원료 차이로 향취가 달라질 수 있거든요. 법규를 지키면서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과 세심함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향에 대한 각종 안정성 테스트를 거쳐야해요. 단순히 좋은 향기를 만드는 일뿐 아니라, 법규를 제대로 지키고, 안정성 역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됩니다.
다양한 공간에서의 향기 마케팅
진행해오신 향기 마케팅 중에 어떤 사례들이 있는지 소개를 부탁드릴께요.
최근 현대건설과 함께 ‘디 에이치 THE H’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의 향기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이 곳은 우리나라 최초로 향기 마케팅을 시도한 아파트이기도 해요.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자연 친화적인 공간이 되길 바라며, 스위스 융프라우의 청정함을 담은 향을 개발했죠. 청정 지역의 깨끗한 공기와 자연 속에 있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라뜰리에 L’atelier’ 라는 테마파크에도 향기 마케팅을 적용했어요. 19세기 프랑스 명화를 여행처럼 만날 수 있는 체험 위주의 공간으로 꾸며진 곳이죠. 그 중에는 카페나 꽃 시장으로 꾸민 공간도 있는데 카페를 지나갈 때는 빵냄새가, 꽃 시장을 지나갈 때는 꽃 향기가 나도록 했어요. 고흐의 작품 속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면 누군가 방금 그림을 그리다가 나간 것처럼 물감 냄새가 확 나기도 하고요. 공간과 향기가 완벽하게 접목되어 있는 재미있는 공간이에요.
단순히 좋은 향기가 있는 공간이 아니라, 공간에서의 경험을 극대화해주는 사례네요.
향기가 공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릴 때는 그냥 그 공간의 일부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 경우 특별히 향이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해도 좋은 느낌을 갖게 되죠. 누군가 헤어스타일을 바꿨을 때, 그 사실을 단번에 눈치채지 못하더라도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걸 느끼잖아요. 향은 그런 ‘은근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호텔의 시그니처 향 개발 작업도 하셨다고요.
서울 광화문에 있는 포시즌스 호텔과도 시그니처 향 개발 작업을 했어요. 광화문은 예스러움과 새로움, 상반된 것이 공존하면서 그 매력을 뿜어내는 곳이죠. 높은 빌딩과 화려한 전광판이 있는가 하면, 멀리 산도 보이고 경복궁도 있고 그래서인지 글로벌 브랜드 호텔임에도 ‘한국적인 편안함’의 정서를 담기를 원했죠. 그래서 포시즌스 호텔과 잘 어울릴만한 한국적인 것이 무엇일까 자료 조사도 하고 호텔 담당자와 논의를 하다가. 햇빛으로 가득찬 우리나라의 숲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호텔 내부에도 나무 재료가 많이 쓰였거든요. 한국의 기와. 물매, 차양을 본떠서 만들기도 했고요., 소나무의 상쾌하면서도 부드러운 편안함이 느껴지는 향을 개발했습니다.
여의도에 있는 콘래드 호텔에서는 비즈니스맨들의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담았어요. 주로 출장 목적의 비즈니스맨들이 많이 머물거든요. 양복을 차려 입고 비행기에서 방금 내려, 어딘가에 중요한 비즈니스를 하러 가는이의 향, 그런 자신간 넘치는 남자들을 모티브로 향을 만들었죠.
시그니엘 호텔은 롯데타워 135층에 위치해 있는데, 구름 속 하늘 정원에서 시원한 공기를 마시는 느낌을 담은 향을 만들었어요. 같은 호텔 공간이라도 그 장소와 목적. 어떤 고객들이 오는지에 따라 향의 콘셉트가 천차만별입니다.
아이돌 그룹 비투비 콘서트에서도 향기 마케팅이 적용되었다고 들었어요. 콘서트장처럼 넓고 여러 사람이 모여있는 공간에서 어떻게 향을 쓰나요?
공간의 크고 작음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아요. 발향 장비와 기술을 통해서 얼마든지 적용이 가능하거든요. 어려운 것은 ‘잔향’이에요. 발향을 하는 것보다 공간에 남아 있는 향을 걷어내는 게 더욱 어려워요. 콘서트의 경우, 특정 노래가 나올 때 향이 확 나왔으면 좋겠다는 요구 사항도 더러 있지만 잔향을 완벽하게 걷어내는 게 어렵죠. 특히 대공간에서는 그걸 컨트롤하는 게 쉽지 않아요. 앞서 설명드린 라뜰리에는 공간마다 다른 향기가 가능했던 것이 공조 시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었어요. 향이 잘 빠져나가니까 새로운 향으로 쉽게 채울 수 있었죠,
서울시의 초대형 공공 헌책방인 ‘서울 책보고’ 에서는 향기 마케팅뿐만 아니라 책을 소독하는 시스템까지 제안한 걸로 알고 있어요.
제희 제품 중에 셀프 책 소독기 ‘북 마스터’가 있어요. 향균 기능이 있는 향으로 책 속 세균을 소독해 주는 기능이 있죠. 서울 책보고에 이 ‘북 마스터’와 향기 마케팅 서비스를 같이 제안했습니다. 그때 진행한 향의 이름이 ‘책보고원’인데 책보고와 정원을 합쳐서 만든 합성어에요. 풍경 좋은 누각에서 바람에 실려오는 풀과 꽃 내음을 맡으며 독서를 즐겼던 옛 선인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향이에요,.
향기, 공간에 가치와 경험을 더하다
향에 관심 갖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는 추세죠. 앞으로 향은 우리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앞으로는 향이 우리의 마음뿐만 아니라 의학적인 치유 목적으로도 활용이 가능해질 거라고 봐요. 또 향기가 우리의 삶에서 대안이나 선택지가 아니라 필수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가 아침에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을 하듯, 어떤 향수를 뿌릴지 고민을 하잖아요. 옷을 고르듯 그날 그날 내가 원하는 향기를 고르죠. 향은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서 공간을 보다 아름답고 가치있게 만들고 새로운 감각과 경험을 제공해주는 아주 특별한 존재가 될 것 같아요.
인상적인 ‘향’이 깃든 공간이나 장소를 소개해 주세요.
경상남도 산청. 센트온에게 큰 영향을 준 곳이기도 해요. 향은 허브로부터 시작해요. 한약재도 마찬가지고요. 한국의 향을 찾자는 생각으로 산청에서 열리는 약초 축제에 방문했다가 이 도시의 매력에 흠뻑 빠졌죠. 지리산의 깨끗함과 땅의 에너지, 온갖 허브향을 느낄 수 있는 곳이거든요. 이 곳에서 영감을 받아서 산청의 숲속 향, 산청의 꽃 향을 개발하기도 했어요.
사람이 나라와 지역마다 그 모습과 성향이 다른 것처럼, 향도 그 땅과 물과 환경에 따라 달라져요. 장미 향도 프랑스의 장미와 한국의 장미 향이 다르죠. 저는 그 나라, 그 지역에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친숙한 향이 가장 좋은 향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계절과 날씨, 기분과 분위기에 맞춰 변주를 이루는 것이 향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오감 만족 아파트의 탄생, 디 에이치 아너힐즈
에디터,김윤선 사진,최진보 자료,현대건설
아파트도 브랜드가 중요한 시대, 브랜드의 품격을 높이는 동시에 입주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전용 향을 개발한 아파트가 있다.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디 에이치 THE H’가 그 주인공.
작년 8월 완공한 디 에이치의 1호 아파트인 서울 개포동의 ‘디 에이츠 아너힐즈 THE H Honorhills’ 입주자 전용 커뮤니티 시설에는 ‘H 플레이스’ 라는 이름의 향기가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H 플레이스는 현대건설에서 2018년부터 진행 중인 ‘H 시리즈’의 일환이다. H 시리즈는 ‘고객이 살고 싶은 집, 고객에게 필요한 기능을 갖춘 집’을 만들기 위해 공간과 기술. 장치를 엮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주거 서비스 상품이다.
2018년 12건의 H 시리즈를 선보인 이후, 2019년 ‘3S (Space, Smart-tech, Service)’를 슬로건으로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서비스와 기술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서비스로서 10견을 추가로 선보였다. 그 중 H 플레이스는 디 에이치 브랜드의 품격과 프리미엄 주거 공간으로서 이미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이를 ‘후각화’한 새로운 시도.
H 플레이스는 스위스 융프라우 대자연의 청정함과 고결함을 콘셉트로 개발됐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디 에이치가 가지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이미지에 가장 부합한다고 여겨지는 향을 꼽았다. 시트러스 허브 향을 비롯해 텐저린, 베르가못, 로즈마리 등의 향이 어우러져 자연친화적인 숲 향기가 탄생했다.
다양한 공간에서 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타이머와 자동 분사 기능이 있는 전문 공간 발향 기기를 공조시스템(HVAC)에 연동해 공간의 규모, 계절과 날씨, 온도와 시간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매달 정기점검을 통해 각 공간의 규모, 문 열림 상황,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사람들의 동선 및 공간활용 빈도 등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향 양과 시간을 세밀하게 조정해 최적의 향기 밸런스를 유지한다. 입주민의 만족도 역시 높다. 집 안에서도 향을 맡고 싶은 입주민들이 제품으로 구매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 가능한 방법을 강구하는 중이다.
현대건설은 2020년에도 H 시리즈를 계속해서 내놓을 예정이며, 디 에이치 전용 음악 또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성적 치유를 위한 공간이나 길 찾기와 같은 실용적인 목적에 청각을 접목해 새로운 오감 만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는게 관계자의 전언.
단순히 주거 공간을 뛰어넘어 하나의 ‘브랜드’이자, 특별한 감각을 선사하는 ‘경험’의 장이 된 아파트. 오감만족을 위한 또 하나의 새로운 공간이 탄생했다.
도시를 추억하는 가장 탁월한 방법, 포시즌스 호텔 서울
에디터, 김윤선 자료, 포시즌스 호텔 서울
글로벌 호텔 브랜드들이 앞다퉈 고유의 향을 개발하고 나섰다. 고객서비스의 일환이지만 공간의 경험과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고려한 것이다.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 포시즌스의 첫 한국 지점인 포시즌스 호텔 서울도 독특한 시그니처 향을 개발해 공간에 적용했다. 마케팅 담당자로부터 공간에 적용한 향에 관해 들어봤다.
시그니처 향을 개발해 이를 적용하고 있다고.
우리 호텔에 머무른 고객이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호텔에서의 좋은 추억을 잘 간직하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했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포시즌스 호텔 서울만의 고유한 향기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후각은 특정한 장소와 사람, 그리고 추억을 오랫동안 기억하도록 해주는 매우 특별한 오감 중 한 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호텔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향기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으니 나름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어떤 향기를 만들었나.
고객이 호텔에 머무는 동안 어떤 기분을 가장 느끼고 싶어 하는지를 먼저 조사했다. ‘ 편안함, 산뜻함, 따뜻함’ 등의 키워드가 꼽혔다. 이 세가지 요소를 반영하면서도, 우리나라의 느낌이 함께 어우러지기를 바랐다. 소나무에서 느껴지는 우리나라 고유의 향과 시더우드가 주는 숲에서의 청량함, 샌들우드의 따뜻함, 그리고 상큼한 시트러스 향을 바탕으로 따뜻한 날씨에 숲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향을 만들었다.
호텔의 어떤 공간에, 어떤 방법으로 발향하고 있나.
고객이 호텔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공간인 로비에서부터 화장실 등 주로 호텔의 공용 공간에서 발향하고 있다. 고객이 느낄 호텔의 첫인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다만 개인적인 공간이 객실에서는 고객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에 향기를 적용하지 않았다. 천장에 있는 공조시스템(HVAC)을 통해 언제나 동일하고 신선한 향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향기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나 만족도는 어떠한가.
발향을 시작한 후 향기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많아졌다. 로비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향을 궁금해 하는 고객에게 알려주기 위해 향기 설명 노트를 항상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향 제품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고.
향을 담은 캔들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향을 통해 포시즌스 호텔 서울을 기억하고, 여행한 도시에서의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좋은 장치가 되지 않을까 싶다. 고객이 다시 호텔을 방문했을 때 편안하고 익숙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공간에서 향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어떤 공간에서 풍기는 향기는 종류와 느낌에 따라 그 공간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도 만들고 활기차게도 만든다. 백 마디 말보다 강한 인상을 사람의 뇌리에 심어 놓는다. 낯선 장소에서 어릴 적 뒷마당에서 풍기던 들꽃 향기를 맡게 된다면 이는 상상만 해도 매우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 단순히 좋은 향기로 공간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의도를 뛰어넘어,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고 회상하게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경험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향기에 집중하고 투자하는 기업이 사람들에게 끼치고 싶은 영향력의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고 생각한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Four Seasons Hotel Seoul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2015년 10월 서울 종로구에 문을 연 5성급 호텔이다. 43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한 총 317의 개실과 각각 다른 콘셉트를 지닌 7개의 레스토랑과 바, 피트니스 시설 및 스파가 포함된 3층 규모의 프라이빗 클럽을 갖추고 있다. 광후문 사거리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객실에서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통유리창을 설치해, 서울의 역동적인 풍격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새안문로 97
[출처:브리크매거진]